-배영미 (사)한국색연필화협회 이사장
-색연필화의 틀을 깨는 유·수성 색연필과 마카 등 다양한 재료 혼용을 통한 예술적 확장
–5년 사이 검색량 280% 급증 및 커뮤니티 성장을 통해 입증된 취미 미술로서의 입지
–재료의 경계를 허무는 과감한 실험을 통해 완성하는 작가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
![[배영미의 칼럼] 색연필화, 재료의 벽을 허물고 나만의 '개성있는' 그림을 그리다 5 KakaoTalk 20260413 163942866 1](https://drawingwalk.com/wp-content/uploads/2026/04/KakaoTalk_20260413_163942866-1-1024x848.jpg)
사진 : (사)한국색연필화협회 제공 / 배영미 <어둠이 내리는 순간> 53x41cm 색연필화
우리는 흔히 색연필화라고 하면 하얀 도화지 위에 색을 촘촘하고 세밀하게 쌓아 올리는 정교한 작업만을 떠올리곤 합니다. 많은 분이 색연필이라는 도구를 처음 접할 때, 정해진 틀 안을 빈틈없이 채워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색연필이 가진 잠재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습니다. 이제 색연필화가 하나의 당당한 독립 예술 영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오직 색연필만 사용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야 할 때입니다. 작가만의 독특한 개성과 깊이 있는 감성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미술 재료를 자유롭게 섞어 사용하는 ‘혼합 매체’의 즐거움을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재료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도구를 써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표현력을 몇 배로 확장해 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성 색연필은 물을 만났을 때 마치 맑은 수채화 물감처럼 부드럽게 퍼져나가며 화면에 투명한 공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그 촉촉한 바탕 위로 번지지 않는 유성 색연필을 사용해 날카롭고 세밀한 선을 덧입히면, 부드러운 배경과 선명한 묘사가 대비를 이루며 화면에 강력한 생동감이 살아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재료들이 만났을 때 일어나는 예술적 시너지입니다.
여기에 연필 특유의 은은한 광택과 오묘한 색감을 동시에 가진 ‘그라파이틴’ 색연필을 더하면 그림의 분위기는 한층 더 깊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펜이나 마카를 함께 활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마카로 넓은 면적에 밑색을 빠르게 깔아준 뒤 그 위에 색연필로 세밀한 결을 살려내면, 작업 시간은 줄이면서도 색연필 특유의 섬세한 맛을 잃지 않는 독창적인 화풍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펜으로 강렬한 윤곽선을 잡거나 아주 작은 점묘를 더하는 행위 또한 색연필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긴장감을 화면에 부여합니다. 이러한 과감한 시도들은 작가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더욱 명확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조력자가 됩니다.
이번 칼럼에 함께 소개하는 저의 작업물 역시 이러한 ‘섞임의 미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화면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은은한 색채의 흐름은 수성 색연필에 물을 사용해 물감처럼 자유롭게 풀어낸 결과입니다. 물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번짐은 마치 안개 낀 새벽이나 아득한 기억 속의 풍경처럼 몽환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그 부드러운 바탕 위로 유성 색연필을 들어 힘 있고 거친 선들을 과감하게 그어 넣었습니다. 물기가 없는 단단한 유성 색연필은 수채화 느낌의 바탕 위에서 튕겨 나가듯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화면에 입체감을 더해줍니다. 붓이 주는 부드러움과 연필 끝이 주는 단단함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질 때, 그림은 단순히 대상을 관찰하고 옮겨 그리는 수준을 넘어 작가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에너지와 감정의 파동을 관람객에게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와 변화 덕분에 색연필화라는 분야는 최근 몇 년 사이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체감하는 관심도는 통계지표로도 명확히 증명됩니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성인 미술’이나 ‘색연필화’와 관련된 키워드 검색량은 5년 전과 비교해 무려 280%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는 색연필이 더 이상 아이들의 낙서 도구나 단순한 컬러링북용 재료가 아니라, 현대 미술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예술 매체로 완벽히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우리가 함께 가꾸어가는 온라인 커뮤니티 ‘컬러랑’의 회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관련 유튜브 채널의 시청 시간이 해마다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수많은 사람이 색연필을 통해 예술적 갈증을 해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아주 기분 좋은 소식입니다.
결국 미술 재료라는 것은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어 보여주는 소중한 도구일 뿐입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이 재료에는 이 도구만 써야 한다”는 딱딱한 규칙이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라는 작가 본인의 순수한 마음입니다. 유성 색연필, 수성 색연필, 그라파이틴, 펜, 마카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도구의 주인이 되어 보시길 바랍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방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다른 재료들을 섞고 부딪치며 끊임없이 실험할 때 여러분의 그림은 비로소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색깔을 찾게 될 것입니다.
재료의 한계를 짓지 않는 용기 있는 도전이야말로 우리 색연필화가 더 넓은 예술의 바다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여러분 모두가 색연필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주인공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게 펜과 색연필을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캔버스 위에 긋는 선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 삶을 더욱 향기롭게 만드는 예술의 꽃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배영미 (사)한국색연필화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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