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부터 4월 9일까지 갤러리더컬러에서 전시

사진 : 송은주 초대전 포스터. (주)신한커머스 제공.
익숙한 장면 속에는 늘 쉽게 보이지 않는 것이 숨어 있다. 무심히 지나치면 놓치기 쉽지만, 천천히 바라볼수록 비로소 드러나는 차이와 긴장, 그리고 상상의 틈이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송은주 작가는 그 미묘한 감각을 연필로 끈질기게 붙잡아 온 작가다. 그의 초대전 ‘숨바꼭질(HIDE AND SEEK)’이 3월 14일부터 4월 9일까지 갤러리더컬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반복되는 이미지 속에서 단 하나의 ‘다른 존재’를 찾아가는 시각적 놀이를 중심에 둔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 수십 개의 존재들 사이에 서로 다른 하나가 숨어 있고, 관객은 그림 앞에 머무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 숨은 차이를 좇게 된다. 작품은 단순히 보는 대상에 머물지 않고,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일종의 감각적 장치로 작동한다.
전시 제목인 ‘숨바꼭질’은 그래서 단순한 유희의 언어가 아니다. 화면 안에서 반복과 차이가 교차하고, 익숙함 속에서 낯섦이 피어나는 과정을 가리킨다. 작가는 연필이라는 절제된 재료를 통해 일상의 공간을 상상의 세계로 확장해 왔다. 세밀하게 쌓아 올린 선과 밀도 높은 화면은 조용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이 시선을 움직이게 하는 리듬과 긴장이 살아 있다. 관객은 그림을 ‘한 번에’ 읽기보다 오래 바라보며 작은 차이를 발견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작품의 구조에 스스로 개입하게 된다.
송은주 작가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롱비치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단국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미국의 Gallery Nucleus, Vashon Center for the Arts 등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2025 한국드로잉 공모대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작업하며, 드로잉의 조형성과 서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연필이라는 익숙한 도구가 얼마나 밀도 높은 시각 언어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색이나 강한 효과에 기대기보다, 선의 축적과 반복의 구조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드는 작업은 오히려 더 느린 감상과 집중을 요구한다.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 환경과는 다른 결의 감상 경험을 제안하는 셈이다.
송은주의 ‘숨바꼭질’은 결국 보는 일에 대한 전시다. 우리는 얼마나 오래 바라보는가, 얼마나 작은 차이를 감지하는가, 그리고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얼마나 다른 하나를 발견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화면 앞에서 관객은 어느새 찾는 사람이 되고, 그림은 조용한 놀이의 장소가 된다. 반복 속의 차이, 익숙함 속의 낯섦을 연필로 길어 올린 이번 전시는 드로잉이 지닌 사유의 힘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는 더웬트, ㈜신한커머스, (사)한국색연필화협회, 갤러리더컬러, 미술산책, 컬러랑이 후원한다.
배영미 미술산책 기자 drawingwal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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